PART I — PARTICLE
1.2손실 회피 — 비대칭 가치함수
인간이라는 개체를 하나의 입력-출력 기계로 가정할 때, 이 기계의 가장 원초적인 기본 세팅값은 무엇일까. 이익을 향한 열망이 아니라, 상실을 향한 공포다.
변수 L(Loss Aversion, 손실 회피)을 정의한다.
1. 메커니즘 — 비대칭 가치함수
카너먼과 트버스키의 전망 이론(1979)은 인간의 가치 판단이 비대칭적임을 보였다. 같은 100만 원이라도, 길에서 주웠을 때의 기쁨보다 지갑째 잃었을 때의 고통이 두 배 가까이 크게 느껴진다. 얻는 축과 잃는 축의 기울기가 다른 것이다.
이 비대칭의 기원으로는 진화 환경이 흔히 지목된다(진화적 유비다). 식량 하나를 더 얻는 것은 보너스였지만, 상처를 입거나 비축을 잃는 것은 죽음에 가까웠다. 이득을 좇는 회로보다 손실을 피하는 회로가 살아남기 유리했다는 설명이다.
2. 관계식과 한계
Pain_손실 > 2 × Joy_이득.
단, 계수 2는 평균 실험값이고 조건에 따라 흔들린다. 소액 거래나 반복 거래에서는 약해지고, 숙련된 거래자에게서는 거의 사라진다는 보고도 있다. 방향(비대칭)은 견고하고, 크기(계수)는 논쟁 중이다 — 이 챕터가 기대는 것은 방향이다.
3. 동형성 — 같은 변수, 네 개의 무대
지옥관 — 사후의 영원한 보상보다 영원한 형벌의 회피가 계율을 지키게 했다. 종교가 손실의 축에 세운 가장 오래된 구조물.
보험 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위해 매달 비용을 낸다. 불확실한 미래 손실을 확실한 소액 손실로 바꿔 파는 상업의 발명품.
담보와 인질 — 계약과 외교가 신뢰를 만드는 방식. 어길 때 잃을 것을 미리 쥐여 줌으로써 약속을 지키게 한다.
기록 단절의 공포 — 연속된 기록을 자산으로 쌓게 한 뒤, 하루의 결석으로 전부가 사라지게 설계한 장치들. 새 보상을 주는 것이 아니라 쌓인 것을 인질로 잡는다.
4. 설계에 적용하기
새로운 것을 기획할 때 "어떤 가치를 더해 줄 것인가"만 묻는 설계는 절반이다. 이 변수를 아는 설계자는 "떠나는 순간 무엇을 잃게 되는가"를 함께 설계한다. 사용자의 자산이 안에 쌓이게 만들고, 떠남이 곧 상실이 되게 하는 구조가 그 예다.
인간을 움직이는 무거운 지렛대는 쥐여 주는 쪽이 아니라, 이미 쥐고 있는 것을 잃을 수 있다는 감각 쪽에 있다.